
LescuresCAD
간증
08.3.30
66
하나님의 사랑이
저를 키웠습니다
99
제
설보연
가 초등학교 6학년 때 IMF사태가 터졌습니다. 그 여파 로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날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 니다. 집도 없이 옷도 없이 거리에 나앉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학교를 못 다니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이런 불안감이 깊어서 였을까 어려서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저는 이때를 즈음하여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병명도 알 수 없이 몸이 너무 아 파 생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기절하 고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몇 번을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실 려 가곤 했습니다. 동네에서 병약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찍부터 죽음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 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기도하는 가운데 오늘 죽더라도 후 회하지 않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 다는 데에 생각이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을 읽던 저는 한 장의 사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아프리 카 기아 현장의 사진이었는데 가슴이 저려서 견딜 수가 없었 습니다. 온 몸이 뼈 밖에 남지 않아 앙상한데 병에 걸려 배가 터질 것처럼 부풀러 오른 아기, 당장이라도 죽을 듯 사색이 짙
은 이 아이를 애처로이 품고만 있는 어머니, 아이의 눈동자에 까지 크고 까만 파리들이 잔뜩 붙어있는데 어머니와 아이는 하도 굶어서 파리를 쫓을 힘조차 잃은 채 눈물만 그렁그렁하 였습니다. 당장이라도 숨이 끊길 듯 아픈 그 순간들 속에서, 기도 속에서, 저의 마음속에서 깨달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 는 것은 바로 '사랑'과 '사람'이었습니다. 그동안 지식적으로 만 접하고 인식하던 하나님의 저를 향하신 사랑을 깊이 깨닫 고 되었고 제게 소명과 하나님의 기대가 있음을 생각하게 되 었습니다.
건강이 매우 나빠 임신을 하지 못하던 저의 어머니는 눈물 과 기도로, 신앙의 힘으로 결혼 5년 만에 저를 낳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제가 태어났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제가 가장 선한 방법으로 자라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죽기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십자가 사랑, 그 사랑을 제 삶을 통 하여 전하고 예수님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될 것을 간절히 소 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소망은 그 때부터 저의 존 재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를 위해, 또 아무리 어려 운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면 부어주신다는 것을, 우리의 목자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쉴만한 물가로 이끄심을, 참 좋으신 하나님이 살아서 역사하신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인 으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책상에 붙여놓은 기아에 신음하는 아이의 사진을 볼 때마다, 육신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을 생각 할 때마다, 제 가슴과 눈에 저리고 뜨거운 것들이 올라왔습니 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가치 있을 '사랑'과 '사람'이 두 가지를 위해 평생을 바치리라 다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랑의 기쁨으로 채워가며, 인생이 참으로 가치 있고 하나님께 칭찬받는 삶을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사 랑을 나누고 사랑을 전하는 사람, 이 세상에 꼭 필요한 빛과소 금이 되고 싶다는 비전입니다.
그렇게 기도하고 예배하며 헌신된 삶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 나님은 저를 회복시켜 주셨으며, 저를 키워 가시는 하나님의 사랑 속에 어느새 스물네 살의 청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저를 많은 역할로 열심히 일하게 하십니다. 건강도 지켜주시 고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도록 이끌어 주셨으며, 토요일에는 청년부 성가대의 지휘자이자 주일에는 교회학교 중고등부에 서 성가반 교사로 봉사하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누구 보다 힘겨운 시절을 지나서 방황하고 아파하는 동생들, 후배 들을 잘 지도하고 교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평소에는 '스터디 플래너'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중·고등학생들의 학업과 생활을 상담해 주는 멘토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송 을 하는 아마추어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단체 와 모임에서 강연요청을 많이 받고 있고, 최근에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청소년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글을 써서 책 을 출간하고 직접 출판기획자로 일하는 즐거움도 누리게 해주 셨습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7일이 계획 없이는 절대 돌아갈 수 없 고, 하루 서너 시간을 자도 빠듯하며 밤새는 날이 많지만 이런 생활을 지속해 갈 수 있는 힘은 '사랑'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의 사랑을 알았기에 비로소 저도 제 삶의 목표를 가질 수 있었 고, '사랑'을 알았기에 힘들지 않아하며 오히려 감사할 수 있 게 되었습니다. 이 '사랑'이 바로 제가 아프고 곤고한 중에 느 끼고 경험한, 약할 때 강함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입니다. 제 머릿속에서 포기, 절망, 좌절, 낙담, 원망이란 단어 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힘, 그 또한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 다. 감사, 기쁨, 도전과 최선을 가르쳐 준 힘, 그것도 바로 하나 님의 사랑입니다. 제 심장이 뛰는 이유, 배워가며 오늘을 열심 히 사는 이유, 매일같이 내일을 기대하는 까닭 그것도 바로 하 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시간시간 저를 채워가고 있기 때문입니 다. 제게 비전을 보이시고, 비전을 꿈꾸는 순간마다 뜨거운 눈 물과 열정을 부어 주시는 하나님, 저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저의 존재 자체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정말 가슴 깊 이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저를 키워주시는 하나 님의 이 사랑을 열심히 전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