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25.09.14]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라… 제 삶의 주인이 되시고 인도자가 되어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2025-09-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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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 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라…

제삶의 주인이 되시고 인도자가 되어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남 에스더



▶ 1980년 12월 4일, 그 해 첫눈이 내리던 날에 당시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던 저에게 큰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우뚝 서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의 큰 가지들이 다 부러질 정도로 폭설이 내렸습니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남동생과 함께 무릎까지 차오른 눈길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가던 제 마음속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집이 보이는 마을 입구에 이르렀을 때 저의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저희 집 마당에 동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어린 제가 보기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마당에 들어서자 옆집에 사는 당숙모님이 달려와서 와락 저와 남동생을 끌어안고 울먹이며 전해주신 이야기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날 오전에 읍내 장터로 지난 가을에 추수한 야채를 팔러 나가신 어머니가 눈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고 하였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나 질주하던 고속버스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미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아버지께서 급히 병원으로 가셨다고 하였습니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어린 저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한참을 울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란성 쌍둥이 동생과 남동생이 저를 붙들고 같이 소리 내어 울고 있었습니다. 울음이 그치지 않는 동생들을 챙겨서 읍내에 있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우리에게 어머니 얼굴은 보여주지 않고 저에게 집에 돌아가서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너희 엄마는 죽지 않았다. 내가 엄마를 꼭 살려서 집으로 데려갈 테니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힘들겠지만 이제부터는 네가 동생들을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라고 제게 당부하셨습니다.


그 당시 시골 읍내의 작은 병원은 워낙 낙후되었고 제대로 된 의료기기도 없다보니, 의사 선생님이 장파열이 심하고 의식이 없는 어머니의 상태만 보고 사망진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장례를 치르라는 병원의 말을 따르지 않고 어머니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급히 구급차를 불러 서울 명동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어머니를 이송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여러 번에 걸친 큰 수술을 받고 2년이 넘는 장기간의 투병생활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나셨고, 몸의 여러 기능이 조금씩 회복되셨습니다. 이후에 어머니의 간증을 통하여 알게 된 사실은, 어머니가 4일동안 의식을 잃고 계셨을 때 흰옷을 입으신 예수님께서 어머니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였습니다. “…네 믿음을 회복하라. 핍박을 이겨내고 나를 증거하라!” 어머니는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의식을 되찾으셨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결혼하기 전에 미국에서 오신 선교사님이 세우신 충남 태안의 바닷가 마을 교회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신 후, 동네 사람들의 핍박을 견디며 하나님을 신앙하는 생활을 하셨습니다. 많지 않은 신자들이 교회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면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서 돌멩이를 던지며 “서양귀신은 물러가라!”고 소리쳤고, 어머니를 비롯한 신자들은 그 돌을 맞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계속 예배를 드리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머니의 신앙생활을 못마땅하게 여기신 외할아버지가 서둘러 우상숭배가 심한 집안과 어머니의 혼사를 치르셨습니다. 결혼 후에 어머니는 시댁 어른들과 가족의 여러 가지 핍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신앙생활을 그만두셨는데, 그런 중에 교통사고를 당하셨던 것입니다. 어머니의 기적 같은 회생으로 그분들의 극심했던 핍박이 그치고 오히려 한 분 한 분씩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을 받으셨습니다.


어머니가 긴 투병생활을 하시는 동안 저는 시골집에서 어린 동생 셋을 돌보며 보호자 역할을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병원에서 어머니를 간병하시며 교통사고와 관련된 재판에 출석하시느라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어쩌다가 한 번씩 집에 다녀가곤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사고를 당하신 그 이듬해 봄에, 제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날따라 건넛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당이 제 눈에 크고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부모님 대신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학교에 다니던 저는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에 가면 저를 기다렸다가 배고프다고 울며 보채는 동생들을 돌보는 것이 힘들었던 저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교회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자 하나 없는 성전 마룻바닥으로 내리쬐는 햇살이 무척 따사로웠습니다. 혼자 마룻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강대상 앞에 있는 십자가를 멍하니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어린 가슴에 쌓인 서러움과 힘겨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몰라 그저 울다보니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때 교회당 문이 열리고 젊은 전도사님이 들어오셔서 누구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날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전도사님이 친절하게 저를 맞아주고 교회에 다닐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봄부터 저는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열심히 교회에 다녔습니다.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시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저와 동생들은 교회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의 유년시절의 추억은 온통 교회에서 보냈던 일들로 가득합니다.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청년이 되어 어리석게도 교회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동생들을 데리고 자취하며 생활하던 중에 1980년 광주사태 당시의 사진들을 거리에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또 사회의 여러 가지 부조리한 현상을 보며 삶에 회의를 느꼈습니다. 어떤 일을 만나도 실족하지 않는 믿음, 오직 성경에만 근거한 견고한 믿음을 가지지 못했기에 저는 선전 선동에 속아 분별력을 잃고 소위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리에 휩쓸렸습니다. 인생의 황금기와도 같은 청년 시절을 인본주의적인 세상의 철학과 급진적인 사상에 빠져 급기야 하나님을 대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저 때문에 어머니께서 눈물로 밤을 지새며 하나님께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시고 주님의 품 안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제가 교회를 떠난지 10년만이었습니다. 그처럼 세상에서 방황하며 하나님을 대적하기까지 했던 제가 돌이켜 그간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철저히 회개하게 된 것, 성경말씀에 깊이 뿌리내리는 믿음으로 주님을 섬기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 귀중한 직분을 받아 교회를 섬기며 복음전도를 위해 헌신하게 된 이 모든 것이 오직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은혜 위에 은혜를 베푸셔서 은혜와진리교회에서 당회장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듣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뜨겁게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섬기며 주님의 일을 하는 사명감과 행복감이 충만하도록 저를 도와주시고 저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저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고 있노라면 불의가 진실과 정의를 압제하는 여러 가지 국내외 정세와 사회 현상들을 보며 의분이 치받쳐 오릅니다. 그렇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이제는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말씀을 굳게 붙들고 하나님의 때와 섭리를 기다리며 더 힘을 내어 기도합니다.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시편 2:1~4).


주님의 재림이 임박하였음을 깨닫고 주님의 재림을 간절히 사모하며 시대적인 긴박감을 가지고 복음을 전합니다.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길이 참아 저의 마음을 굳게 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날마다 승리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찬송합니다.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는 사도 바울의 이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되도록, 언제나 예수님을 제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살면서 주님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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