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24.01.28] 남편의 영혼을 구원해 주시고 저에게 ...박정재2024-01-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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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영혼을 구원해 주시고 저에게 첫사랑의 순수한

믿음과 열정을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박 정 재




▶ 제가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남편은 의료용 침상에 누워서 저를 반기고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훌쩍’ 저의 품에 안깁니다. 우리 집 강아지가 지금 나에게 하는 것 같이 제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에 부종하는 생활을 했다면 저의 오늘 일상이 사뭇 달라졌을 것입니다. 저는 첫 아이를 낳고 자살충동이 생길 정도로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을 때에 은혜와진리교회 구역장님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아들이 군 제대를 앞두고 있으니 제가 하나님을 신앙하는 생활을 한 지 어느덧 22년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 저는 전도다운 전도를 받아본 적이 없었고 불교와 유교와 무속신앙이 한데 섞인 우상숭배를 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산후우울증을 앓던 당시 교구 전도사님과 구역 성도님들이 한 달 넘게 집에 찾아오셔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작정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모든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여 당회장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말씀에 은혜를 받아 홀로 성경을 읽을 때도 하나님께서 직접 내 귀에 들려주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1년 동안 치료를 잘 받은 후 약을 완전히 끊고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저의 영혼을 구원해 주시고 저의 병을 치료해 주신 주님이 너무 좋아서 ‘복음’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미술 실기지도를 하면서 화가로서 창작활동을 꾸준히 하여 그동안 13차례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무뚝뚝하지만 성실한 남편이 헌신적으로 도와주었고 또한 교우들의 기도와 성원이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남편은 반도체 장비와 관련된 일을 하며 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몇 번의 이직 후 이제 마지막 직장으로 알고 들어간 회사에서 호기롭게 중국시장을 개척하였고, 남편이 그 중요한 임무를 맡아 글로벌 반도체 연구소와 생산공장이 많이 있는 우한에서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을 왕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해 회사가 파산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급하게 새로 시작한 일이 태양광 관련 사업이었습니다. 남편은 바깥일을 자세하게 말해주는 성격이 아니어서 저는 남편이 월급을 갖다 주면 그저 회사 일이 순조롭게 잘 되는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개업하고 일 년쯤 지나자 남편이 무언 가에 쫓기는 듯 자주 불안해하고 술, 담배가 늘더니 겨우 드리던 주일예배마저 등한시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남편의 형님 두 분이 한 해에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큰 결심을 하고 술, 담배를 끊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한 시간씩 집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 등 절제된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활이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회사의 주거래처가 부도를 내면서 그로 인한 자금 압박이 고스란히 남편 회사에 떠넘겨지고 저희 집이 경매에 붙여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저는 법원에서 온 우편물을 보고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 전에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라는 여러 가지 신호가 있었지만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경매에 관한 서류를 받은 그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피가 섞인 구토를 하고 119구급차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저는 남편이 응급처치에 이은 치료를 마치는 대로 곧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오랫동안 잠을 잘 못 자고 음주와 흡연 등으로 인해 그동안 남편의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남편이 말기 간경화이고 지금 상태로는 일주일이 고비라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저는 남편이 쓰러졌던 안방에서 가슴을 치고 울면서 회개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남편에게 아내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을 위한 기도가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하나님, 제 남편이 너무 불쌍해서 이대로 못 보냅니다. 남편의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저를 용서해주세요.” 하늘이 와르르 무너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교구 전도사님과 봉사하는 교회학교 중고등부 선생님들에게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교회에서 많은 분들이 합심하여 기도해 주시면서 남편의 간 수치가 많이 내려 간 이식을 받으면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겠다고 해서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였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남편의 몸 상태가 생체 간이식은 받기 힘들다면서 뇌사자의 간이식을 권하였습니다. 병원상담을 마치고 부모님 댁에서 드리는 구역예배에 참석한 후 돌아가려는 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간 이식을 받을 수 있는 뇌사자가 있으며 보호자 동의 후에 곧바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신속하게 이식수술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였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도와주셨습니다. 남편은 10시간 넘게 걸리는 수술을 6시간 만에 무사히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어 일반병실로 옮긴 후 남편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들과 저는 시편 말씀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의 긍휼과 치료의 은혜를 간구하였습니다. 남편이 입원해 있는 동안 저는 남편 회사의 뒷수습을 하면서 악한 사람들과 터무니없는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남편이 조금은 이해가 되고 측은하였습니다. 저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오래 법무 일을 해 온 고향 친구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듯이 차근차근 회사를 정리하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남편은 3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기 전에 기도에 삽입한 튜브를 제거하기 위해 삼킴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날 오후에 몇 번의 구토를 하더니 꼬리뼈에 통증이 심해 진통제 주사를 맞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지를 않았습니다. CT촬영 결과 뇌출혈 진단을 받고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신경외과 의사선생님이 출혈 부위가 조기에 발견했어도 수술이 힘든 부위여서 남편이 뇌사 상태나 식물인간 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망연자실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아이처럼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의 손을 잡고 기도한 후 남편이 있던 일반병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다른 환자의 보호자와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고는 집으로 왔습니다. 힘을 다 소진해서 침대에 앉아 소리 없이 울고 있는데 중고등부 총무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남편의 상태를 말해주니 “아니, 사람이 못하는 일이니까 더욱 하나님을 의지해야죠. 절망하지 말고 우리 함께 더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해요” 하셨습니다. ‘맞다, 우리 하나님이 계시지’ 마음을 진정시키고 교구장님께 남편의 상태를 말씀드리며 기도를 요청하였습니다.



교구장님이 교회에서 당회장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시고, 또 모든 교역자님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신다며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셨습니다. 대교구장 목사님이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해주시고 기도해 주셨습니다. 남편이 의식이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은지 한 달이 되었을 때, ‘하나님 아버지, 부끄럽지만 저의 믿음이 연약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깨어난다는 어떤 표적을 저에게 보여주세요’라고 기도하고 병원으로 남편 면회를 갔습니다. 마침 병원에서 뇌파검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검사를 담당한 의사선생님이 “보호자님, 너무 걱정마세요. 이 뇌파는 잠자는 뇌파예요. 손상되어서 나타나는 뇌파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남편이 하품을 길게 하더니 깨어났습니다. 할렐루야!



중환자실에서 생긴 욕창의 치료를 위해 2시간마다 남편의 자세를 바꿔주는 일이 여간 중노동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남편이 하루가 다르게 의식을 찾아가고 눈에 총기가 생기는 것을 보면 그런 남편에게 고맙고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하였습니다. 꼬리뼈 욕창이 4기였던 남편인데 수술을 받지 않고 새살이 돋아나도록 하나님께서 깨끗이 치료해 주셨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신경외과 교수님이 말씀하기를, 뇌간 부위의 손상은 의학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데 남편이 이만큼 회복된 것은 기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운동신경이 회복되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하나님의 영역이라고 했습니다. 재활치료를 위해 남편을 침상채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가 집이 더 나을 것 같아 집에서 돌볼 결심을 했는데 남편이 폐렴에 걸려 다시 삼성의료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완쾌되자마자 가정간호 신청을 하고 새로 이사 온 집으로 남편을 데려왔습니다. 10개월 만에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온 날이 남편의 생일이었습니다.



남편은 아직 운동신경이 돌아오지 않아 침상에 누워서 지내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평온한 모습입니다. “당신, 오늘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는 믿음 있어요?” 하고 물으면 눈을 깜박입니다. “여보, 예수님이 당신 대신 고난 받으시고 당신의 죄를 용서해 주신 것이 믿어져요?” 그러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할렐루야! 그럼 됐어요. 당신과 나는 정말 복받은 사람이에요!”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보는 것이 여간 힘에 부칠 때가 있습니다. 남편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것이 더 저를 괴롭고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미움과 원망이 제 마음속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때마다 하나님께서 말씀과 성령으로 역사해 주십니다. 침상에 누운 채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노라면 예수님을 믿기 전의 영혼이 죄와 허물로 죽은 상태였던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저와 남편을 구원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께 날마다 감사드리는 찬송을 합니다.



말씀의 은혜와 능력을 힘입고 저는 오늘 하루를 또 힘차게, 담대하게 살아갑니다. 교회학교와 수요예배와 금요예배 성가대에서 봉사하면서 저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샘솟듯 신령한 기쁨이 넘칩니다. 오늘 다 고백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한 간증은 남편이 침상을 박차고 일어나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때에 함께 간증하게 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처음 교회에 와서 예배에 참석한 날 저에게 은혜와 진리의 말씀으로 믿음의 씨를 뿌려 주시고 오늘도 변함없이 은혜로운 말씀으로 저의 믿음이 자라가며 영혼이 살찌게 해주시는 당회장 목사님, 남편이 주님을 영접하고 구원을 확신하도록 말씀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실하신 우리 교회 모든 교역자님들의 사랑과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회학교 선생님들, 교구의 장로님과 권사님을 비롯하여 구역의 성도님들, 성가대 대장님과 대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과 가족들 특히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어주는 친정언니와 형부에게 고맙고, 전방 GOP 부대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나라를 지키면서 아빠와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아들 또한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할렐루야! 첫사랑으로 순전한 믿음의 출발선에 다시금 세워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