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23.02.19]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윤정희2023-02-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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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윤 정 희




▶저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를 따라 부모님 몰래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무속신앙으로 열심히 우상숭배를 하였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에 날씨가 맑으면 저는 동생과 함께 부모님을 따라 밭에 나가 농사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토요일 밤마다 내일 주일에는 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장로교단에 속한 교회의 고등부에 출석하면서 세례를 받기 전에 학습을 받았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학습문답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하여, 어른들이 참석하여 드리는 예배 시간에 앞에 나가서 학습을 받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시골 동네에서는 어느 집에 결혼식이나 회갑과 같은 큰 일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동네사람들이 와서 음식 장만 등을 도와주었습니다. 그 집만의 잔치가 아니라 동네 전체의 잔치가 되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그처럼 결혼식을 치르는 친척집에 가서 일을 도와주고 돌아오셔서는 굳은 표정으로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러더니 앞뒤 설명 없이 다짜고짜 저에게 교회에서 무엇을 받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영문을 몰라 가만히 있었더니 어머니가 연유를 말해주었습니다. 잔치준비를 하던 친척집에서 만난 먼 친척분이 어머니에게, 딸이 며칠 전 교회에서 뭔가를 받았다면서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하더랍니다. 그 분이 교회에 다니시고,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마침 제가 학습을 받는 것을 보신 모양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제가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어떻게 우리 집 식구인 네가 교회를 다닐 수가 있느냐, 그것은 우리 식구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앞으로 또 교회에 갈 거냐?”며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교회에 가겠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화난 어머니의 모습은 그 때가 처음이고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제가 교회에 다니는 것을 허락해 주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어머니 눈치를 보며 행동거지를 조심하며 지내던 중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성탄절에도 교회에 가지 못하고 예배를 드리지 못할까 봐 심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뜻밖에도 어머니가 먼저 내일 교회에 가야 하지 않느냐고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어머니는 가타부타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이를 허락으로 여기고 그 이후로 열심히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타지에서 힘든 생활을 하면서 교회에 가지 않는 때가 많아졌습니다. 주일에 예배를 빠지면 낙심되고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하나님께 엄한 책망을 받을까 봐 몹시 두려웠습니다. 그 후 광명시로 거처를 옮기고 새언니가 다니는 우리 은혜와진리교회에 출석하게 되면서 전에 없던 열심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월요기도회, 금요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습니다. 청년부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하였습니다. 청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저보다 믿음이 깊고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므로 저의 신앙생활에 본이 되었습니다.



청년모임의 기도회에서 함께 기도하는 중에 우연히 옆자리 자매가 기도하는 내용을 들었는데, 저를 자유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부탁한 기도제목이 아니어서 ‘왜 저런 기도를 할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장애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낮아 사람들에게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저의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당회장 목사님께서 성경말씀을 성경말씀으로 풀어서 자세히 교훈해주시는 주중예배와 청년모임의 성경공부 시간을 통해서 은혜와 진리로 충만하여지며 신앙생활이 향상되었습니다. 요한복음 11장의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이야기를 주제로 한 설교말씀을 듣고 큰 은혜와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그 말씀을 묵상하는 중에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그 무언 가가 몸에서 떨어져 나가고 저를 옭아매고 있던 결박이 풀어지는 것 같은 기이한 체험이었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책을 덮어 그 맡은 자에게 주시고 앉으시니 회당에 있는 자들이 다 주목하여 보더라. 이에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이 글이 오늘날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하시니”(눅 4:18∼21) 이 말씀의 의미가 깊이 깨달아지며 제 마음에 주님의 평강이 충만하게 임하였습니다.



저의 자존감 또한 한껏 높아졌습니다. 저를 사랑하시고 거듭나게 해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격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앙망하면 성령님께서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며 위로해 주시는 것이 느껴지며 강하고 담대하게 되었습니다. 성격도 밝게 변화되어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조카가 “고모가 교회에 다니더니 많이 변했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변화되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영접한 그 때부터 빼놓지 않고 해 온 기도가 가정복음화를 위한 기도입니다. 저희 네 형제 가운데 오빠네 가족과 저만 교회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지 않는 다른 형제와 가족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모두 구원받아서 서로 믿음을 북돋워주고 신앙생활에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꼭 천국에 가시기를, 장례식 때 하나님께 감사하는 예배를 드리게 되기를 소원하였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도하며 애썼지만 변화의 조짐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불안하고 더러 낙심할 때도 있었습니다.



4년 전 설 명절에 동생 가족이 부모님을 뵈러 왔습니다. 어머니가 제부에게 사돈어른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제부가 대답하는 중에 “저희 이모님 연세가 올해 아흔이십니다. 그래서 제 어머님이 이모님에게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떻게 차례는 지냈는지 안부전화를 하셨는데 이모님께서 올해부터 교회에 다니기로 해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하셨답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제부는 지나가는 말로 했겠지만, 아흔 살 그 늦은 나이에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으시지.” 특히 연로하신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힘을 내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그해 5월 말에 시골에 계시던 아버지가 몸이 많이 편찮아지셔서 구급차에 실려 안양에 있는 큰 병원에 오셨습니다. 교회에서 전도사님이 심방을 오셔서 복음을 전하시며 아버지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토록 완고하시던 아버지께서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따라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저의 아버지도 90세 나이에 죄 사함을 받고 영혼이 거듭나는 하나님의 은총을 입었습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2)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아멘! 저의 오랜 기도가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흡입성 폐렴을 앓으신 아버지는 그 후 요양병원에서 지내시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천국에 가셨습니다. 저의 소원대로 어느 누구 가족의 반대 없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저는 광명성전에서 구역장으로 우리 교회를 섬기며 교회학교에서 유치부 총무교사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기저귀를 못 뗀 어린 아기들, 발음이 잘 안 되는 작은 입으로 찬송을 하고 그 작은 손을 들어 율동하는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면서 저의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이러한 신령한 복을 누리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사랑하시고 귀중한 직분을 맡겨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성령 충만하여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지혜와 힘으로 직분을 잘 감당하고 또한 주님의 은혜를 끼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기도에 귀 기울이시고 자상하게 저의 모든 것을 살피시며 때를 따라 돕는 손길을 내밀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믿음이 작아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보다 처한 상황과 형편을 더 의식하여 낙심하고 두려워할 때도 있지만 그런 저의 연약한 모습까지 주님께서 사랑하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합력하여 선이 되게 역사해 주시고 이를 통해서 저의 믿음이 자라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을 체험을 통해서 더 많이, 더 깊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훗날 제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튼튼한 두 다리로 교회에 와서 행복한 예배를 드리고, 교회밖에서 사람들에게 힘껏 복음을 전하고, 두 손에 주님께 드릴 예물이 항상 있기를 소원합니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자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뇨 그는 너를 돕는 방패시요 너의 영광의 칼이시로다 네 대적이 네게 복종하리니 네가 그들의 높은 곳을 밟으리로다.”(신 33:29)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