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증-
04.4.25
"새싹 같은 어린 영혼들에게 단비 같은 교사가 되기를 바라며"
이지은
ᅵ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주일
저는 여러번 설리고 가곤 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 회에 와서 형식적으로 예배드리고 월요일부 터는 다른 고3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바쁜 생활을 하며 신앙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일 예배를 빠지지 않고 다닌다는 것에 스스로 위로하며 그 시 기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신앙적인 전환점이 찾아왔 습니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입학할 대학이 결 정되자 교회 담임 선생님에게서 뜻밖의 제안 을 받았습니다. 유년부에서 교사로 봉사하라 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었습 니다. 물론 유치부에서부터 고등부에 이르기
까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도움도 많이 받고 즐겁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어서 교사의 소중 함을 알긴 하지만 자신이 없었고 두려움마저 느 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제안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기도했습니다. 결국 용기를 내어 유년부 교사를 하기로 결정했 습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렵듯이 처음에는 교사 로 봉사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4주 동안의 신입교사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저에게도 반이 맡겨졌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기분이 좋았고 즐 거웠습니다. 주일마다 만날 어린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 런데 이럴 수가... 저희 반 출석부를 펴는 순간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반 어린이가 6 명에 불과한데다가 교회에 오랫동안 나오지 않 는 어린이도 2명이나 되었습니다. 더구나 제가 가르치는 첫 주일에 출석한 어린이는 단 두 명 밖에 없었습니다.
반을 부흥시켜야 하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 다. 저희 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 면서 매일 기도했습니다. 심방 전화를 하고, 편 지를 써서 부쳤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한 달, 저 희반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어떤 어린이에게 전화를 했 더니 그 어린이가 대답하기를 "알았어요 내일 갈게요 끊어요." 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 어버렸습니다. 그 어린이는 예배에 와서도 내내 불만스러워하면서 "에이 재미없어, 다음 주일에 는 안 올래요"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관심 을 기울여주고 전화 심방도 하고 편지 심방도 하자 그 아이도 변했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전 화하면 편지를 읽었다고 기뻐하며 내일 교회에
서 만나자는 인사를 먼저 하곤 합니다.
어떤 어린이는 할머니가 교회에 못 가게 한 다고 하며 제 전화를 받으면 반가워하면서도 할머니를 의식해서 갑자기 목소리를 작게 하 고는 "선생님, 제가요 내일 엄마한테 꼭 가자 고 해서 갈게요 알았죠?" 합니다. 마음이 아 프면서도 그 어린이의 재치에 절로 미소가 나 옵니다. 어떤 어린이는 "선생님, 있잖아요 시 골 가야해서 내일 교회에 못 간데요 선생님 주려고 편지도 써놨는데 어떻게 하지..." 하며 안타까워 해서 그럼 다음 주일에 만나자고 했 습니다. 이처럼 교사를 하면서 제가 어린이들 에게 주는 사랑보다도 어린이들에게 받는 사 랑이 더 많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새로 온 어린이도 있고 등반된 어린 이도 있어서 기도한 대로 반 부흥이 이루어졌 습니다.
이제 교사가 된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의 경험은 제 신앙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 임 받는 것에 보람과 즐거움을 얻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믿고 따라 주는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하며 선배 교사가 해준 말을 떠올립니다. "교사의 직분 이 힘든 것은 주일 날 아이들을 만나서 10분 정도 공과를 가르치는 것이나 1분 정도의 심 방 전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 10 분의 만남을 위해서 일주일 즉 168시간을 준 비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주중에도 매일 그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 때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에요" |